이화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졸업전시 2017 잡문

3년 전 첫 수업에서 학생들은 “정말 이런 작업을 해도 되나요?”라고 질문했다. 대학에서 진행되는 디자인 작업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는 학교의 가르침에 순종적으로 따라왔던 그들에게, 그동안 가져보지 못한 표현의 자유를 주었을 때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질지 무척이나 기대됐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부터 여성이기 때문에 경험해야 했던 부조리한 일들, 그리고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에 이르기까지 작업의 주제와 표현의 방식에 제약을 두지 않고 다양한 작업이 이루어졌다. 나는 그들에게 학점 때문에 마지못해 해야하는 ’과제’가 아닌, 과정의 즐거움과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작업’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가 있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많은 시행착오와 거친 표현방식 덕분에 학교의 ‘높은 분’과 ‘어르신’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작업이 여과 없이 졸업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고 갔던 다양한 의견과 논쟁 역시 그들이 앞으로 작업을 진행하며 겪게 될 유의미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내일, 일 년 동안 준비한 학생들의 작업이 다시 한번 졸업전시회의 무대에 공개된다. 지난 수업에서 나는 ‘이런 주제를 정말 감당할 수 있겠냐’고 학생들에게 반문했다. 아마도 두 질문의 간극이 내가 이대에서 얻은 소정의 성과일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자신이 선택한 주제와 표현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그 고민의 대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들의 노력과 시간에 박수를 보낸다.

이화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졸업전시 2017
VISUAL VOYAGE 2017
2017.6.16-6.21 
이화여자대학교 ECC B4 극장

https://www.facebook.com/evv2017/
포스터 디자인. 박지슬


덧글

댓글 입력 영역


twe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