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형이 소호에서 전시회를 했다. Bernie Katz 라는 작가가 자신이 쓴 soho society 라는 책에 들어갈 일러스트레이션을 예술작가들에게 부탁하고 그 것들을 모아 전시를 했다. 그 책은 소호의 저질 문화를 반영하는 소설이라고 하고, 그에 걸맞게 전시된 작업들은 거의 섹스에 대한 농담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데미안 허스트 같은 현대미술의 스타들의 이름값 때문인지 전시장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그곳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시를 보러온것 처럼 보이지 않았고, 혹시라도 유명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예술계'에서의 인맥을 어떻게 늘려볼까 하는 생각으로 모인 것 처럼 보였다. 마치 클럽과 같았던 2층에 비해 막상 전시를 하고 있는 1층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민호형은 자신이 그림을 대신 그려주는 마퀸이라는 또 다른 현대미술의 스타와 함께 그림을 전시했다. sex에 대한 농담을 대충 끄적거리고 그것을 전시하는 예슬계의 스타들, 그들과 어떻게든 엮여 볼려고 발버둥 치는 예술계의 주변인들, 그것이 현대 예술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역겨운 풍경이다.
ps.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알겠지만 민호형의 그림은 그런 장난같은 작업과는 다르다. (그의 작업의 제목은 Harpies 이다) 그 전시장에서 무겁고 진지한 그의 그림은 남녀의 성기가 난무하는 저질 농담같은 작업들 속에서 확연히 분리되 보였다. 다들 음담패설을 하면서 낄낄 거리고 있을 때, 성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꺼내는 사람은 '판을 깨는' 아웃사이더가 될 것인가, 한 없이 가벼워진 대화의 주제에 무게를 실어 주는 사람이 될 것인가. 그 균형의 차이가 중요하다.




덧글
조형묵 2008/12/09 11:25 # 삭제 답글
생일 축카한다...정민이 영국갔는데 좋았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