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지우기 작업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세상을 그린 조지오웰의 소설 1984의 주인공 윈스턴은 '기록국'의 하위부서에서 일한다. 윈스턴이 하는 일이란 빅브라더의 명령에 따라 기록을 수정하는 일이다. 작은 기록을 하나 수정하더라도 역사란 낱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작은 사실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덩어리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수정에 따라 다시 수정되어야 할 기록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일제시대, 민주화 운동 그리고 독재자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을 왜곡하려는 끊임없는 시도, 일반 시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정황들,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하려는 모습, 지금의 한국 사회는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1984'의 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빅브라더의 명령속에서 기록을 수정하던 2012년의 한국의 윈스턴들은 이제 각각의 의지로 그 빅브라더를 지우려고 한다.

그가 남기고 간 눈에 보이는 흔적들과 상처들은 깊고 또 그 사이 우리 안에 있던 이명박은 더 크게 자라났다. 이 흔적들을 지우는 것은 독하고 힘든과정 일것이며 우리는 이 일이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리나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주인'이라면 이 일은 책임의식을 갖고 꼭 해야만 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00studio.org



00스튜디오 

권민호 + 권준호

디자인 혹은 예술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보통의 것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고 경험하는 일상의 이야기들과 호흡하고 그것들을 반영하는 작업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00스튜디오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볼거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우리의 삶을 볼 수 있다면, 그 작업이 예술인가 디자인인가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구분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00스튜디오의 '00'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숫자 'ㅇㅇ'일 수도, Public을 뜻하는 '공공' 일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 이름의 정의를 열어놓고 우리가 만들어 내는 작업 들을 통해서 그 의미를 채워나가려 합니다. 


10월 23일 잡문

아무리 바빠도 지금 살아가는 모습을 기록하는 일은 꾸준히 하자고 마음 먹었었는데, 너무 정신없이 살다보니 기록은 커녕 생각도 잘 정리가 안되고 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나. 다시 한번 돌아 봐야겠다.

그나저나 박원순님이 북한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들어 본적도 없는데, 왜 빨갱이라는 걸까. 극우 꼴통들 눈에는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으면 무조건 북한 추종 세력으로 보이는 걸까...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이라는 이번선거. 참여하지 못해서 정말 안타깝다. 박원순님 당선 되면 축하주나 해야겠다.   

영국 왕립 예술대학 (RCA) 커뮤니케이션 아트 & 디자인 2011 졸업전시회 학교

이번 전시는 학과 이름이 Visual Communication 으로 바뀌기 전 마지막 전시였다. 나와 함께 입학한 친구들은 Communication Art & Design 학과로 지원했고, 학과장이 바뀌는 과도기를 겪었다.  Art 와 Design이 함께 공존하는 학교에 대한 기대를 품고 지원한 나같은 학생들에게 Art 를 없애 버리는 학과명의 변경은 좀 실망스러웠지만, 많은 학생들은 오히려 이런 방향 전환이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RCA 커뮤니케이션 학과가 가장 많이 들어 왔던 비판, 예술과 디자인 사이 어딘가에서 방향을 잃어 버린 애매함, 을 반영한 발전적인 변화라는 것인데, 이번 전시에서는 아직 그 변화가 보이지 않는 듯 하다. 

이번 전시에서 순수예술가인 전 학과장 덴펀 Dan Fern 에서 디자이너 네빌 브로디 Neville Brody 로의 변화를 찾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전시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그래픽 디자인 작업은 어디있나?'라고 물을 만큼, 이번 전시 역시 전통적인 그래픽 디자인은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다. 한국 처럼 예술과 디자인을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구분하려는 경직된 분위기에서,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는 허물어 졌다'라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었지만, 이미 그 경계를 찾아 볼 수 없는 이곳에서는 오히려 그 구분이 좀 필요한 듯 하다. (RCA 커뮤니케이션 학과에서 그래픽디자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학생의 비율은 1/3정도다. 그 이외의 학생들은 스스로를 아티스트라고 부른다.  문제는 '디자인'의 틀안에서만 작업 하던 학생들이다. 그들은 갑자기 너무 많은 다양함과 가능성을 접했을 때 혼란을 겪는 듯 하다.)    

나는 이 학교가 추구하는 하나의 방향성 '컨텐츠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의 의미가, 디자이너 모두를 예술가로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국 학생들 만큼이나 이곳의 학생들도 '클라이언트의 의뢰' 혹은 '수업에서 내주는 과제'에 의한 작업이 아닌, 스스로 주제를 발전 시켜야 하는 프로젝트를 처음 접할 때 당황한다. '네가 평생 동안 저항하는 가치가 뭔가?' 같은 질문을 받으면 영어에 문제가 없는 네이티브들도 어학연수 한달하고 온 학생들 만큼 더듬거리며 겨우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작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한 학기가 훌쩍 지나버리기도 한다. 그들 중 소수는 그 대답을 찾아 가지만, 많은 학생들은 '예술가인 척'하는 애매한 작업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 작업들은 일종의 추상예술의 형태를 갖고 있지만, 확실한 이론이 뒷받침 되지 않는 작업은 아무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공허한 독백 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2년 이라는 시간동안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 없이 자유로운 작업을 진행하던 사람들도, 졸업을 앞두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나는 디자이너인가. 예술가인가. 나 역시 그 질문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대학원은 그 질문의 대답을 얻기 위한 장소가 아닌, 그 질문을 시작하기 위한 장소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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