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전가 일상의실천


안녕하세요. 
XXXXX 소개책자 인쇄건으로 연락드립니다.

우선 통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인쇄 과정의 이해없이 일방적으로 재인쇄를 통보하는 XXXXX의 태도에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XXXXX의 로고디자인 부터 그동안 여러 작업을 금전적인 이해관계 없이 도와드렸던 저희는, 그동안 경험했던 어떤 클라이언트보다 고압적인 자세로,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폄하와 디자이너와 인쇄소에게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주는 재인쇄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XXXXX의 태도가 놀랍고 실망스럽습니다.

통상적으로 재인쇄는,
- 인쇄물 페이지의 순서가 잘못 제본된 경우,
- 인쇄물에 포함된 이미지 혹은 텍스트가 누락된 경우,
- 지명, 주소 등 객관적 정보가 잘못 표기되어 정보 전달에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발생하지 않는 특수한 경우입니다.

인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 그리고 인쇄소가 서로 조율하여 대안을 찾아가는 것이 건강한 협업의 관계이지, 교정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제기 없이 결과물의 여백이 2-3mm 좁아보인다는 이유로, 일반적인 디자인비용보다 적은 금액으로 / 그 동안 여러 디자인을 금전적 대가 없이 도와드렸던 / 디자이너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가 과연 'XXXXX'라는 단체의 취지에 걸맞는 태도인지 의문입니다.

중철제본의 경우 페이지를 접지하고 제본하는 과정에서 2-3mm의 오차가 발생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그동안 진행했던 여러 중철 제본 책자 역시 동일한 여백의 오차가 발생했지만 지금까지 어느 클라이언트도 이런 무책임한 책임전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일상의실천은 XXXXX 홍길동 팀장이 보여준 태도
- 디자인을 대충한 것이 아니냐는 무례한 발언
-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인 재인쇄를 요구하는 갑질
- 2000부의 책자를 상의없이 착불로 돌려보내 업무에 지장을 준 점

등에 대한 홍길동 팀장 본인이 일상의실천 사무실로 방문하여 공식적인 사과 없이는 이후 어떤 대책도 제안드리지 않을 것이며, XXXXX가 사용하고 있는 로고 디자인에 대한 소유권 역시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라데이션 잡문

선생님에게 그라데이션이란 무엇입니까?
빛과 시간이지. 

인생에 30일이 남아 있다면 잡문

존경하는 그래픽디자이너이자 힙스터가 되고 싶다는 형이 물었다. 
인생이 딱 30일이 남았다면 뭘할래? 나는 진짜 끝내주는 포스터를 디자인하고 싶을것 같아. 

친구1: 술 마실래요.
친구2: 당구 칠 거에요. 
나: 여자친구랑 행복하고 싶어요. 

그게 니들이 앞으로 30년 동안 하게될 일이야. 

종이는 아름답다 다시 글쓰기

Q1.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인쇄 용지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떻게 변화했나? 지금은 어떤가?

 영국 유학 시절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종이를 판매하는 가게에 자주 구경 갔었는데, 런던 소호에 위치한 작은 가게에서 소량으로 구입해서 사용했던 고급 종이들의 질감과 촉감에 대한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 어느 디자이너가 작업한 인쇄물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디자인의 완성도와 더불어 종이의 마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나는 디자이너가 사용한 종이가 분명 런던의 종이 가게에서 보았던 그런 종류의 고급 수입지라고 생각했고, 내가 제작한 인쇄물의 조악한 퀄리티를 일정 부분 종이 탓으로 돌렸다. 우연히 디자이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겨 나는 어떤 종이를 사용했는지 물어보았는데, 그는 너무나 덤덤하게 종이는미색 모조라고 대답했다. 시간이 없어서 감리를 갔고 어느 제지 회사의 모조지인지도 모른채 사용했다는 말과 함께. 이후로도 종이는 도대체 무슨 종이길래 이런 질감을 내는 걸까했던 종이의 상당수가 이름도 모르는 모조지였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작업이 어떤 종이에 인쇄되는가에 민감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결국은 인쇄되는 작업이 어떤 작업인가가 중요하다는 당연한 교훈을 그런 경험을 통해 겸연쩍게 얻은 셈이다.  



Q2. 당신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게 되는 인쇄 용지는 무엇인가? ? 만족하는지? 

주로 모조지, 몽블랑, 에코프린트를 빈번하게 사용한다. 인쇄소 사장님과 다양한 제지 회사의 백상지를 사용해 보았는데 홍원제지 백상지의 백색도, 종이 넘김, 촉감, 발색 등이 가장 무난한 결과를 제공해줬다. 개인적으로 모조지는 4 인쇄보다 별색 인쇄 혹은 1 인쇄에서 매력적인 종이라고 생각한다. 모조지는 종이 자체의 개성이 튀지 않고, 종이 위에 인쇄될 콘텐츠를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묵묵하게 충실히 수행하는 종이다. 몽블랑은 도록과 같은 컬러 인쇄가 필요할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 비슷한 질감의 수입지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그에 비해 건조 색의 재현이 준수한 종이다. 또한 낮은 평량에서 다른 국산지에 비해 종이 넘김이 부드럽고, 종이 자체의 질감이 과하지 않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에코프린트는 의도적으로 따뜻한 질감을 내야 , 문켄 계열의 종이를 사용할 만큼의 예산이 없을 주로 사용한다. 표면의 질감이 살아 있는 재생지 계열 종이 인쇄 종이의 지분이 많이 묻어나지 않고 잉크의 발색도 나쁘지 않다. 몽블랑과 같은 컬러 인쇄용지와 권의 책에서 같이 사용했을 , 각각의 종이가 주는 다른 매력이 더욱 부각된다. 



Q3. 당신의 작업 종이 사용 측면에서 특별히 언급할 만한 사례를 들어 달라. 이유는?

그리운 너에게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들이 손편지를 묶어낸 책이다. 책의 기획과 구성 단계에서부터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고, 결과 종이 자체의 질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있는 크라프트 계열의 종이를 표지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인쇄의 선명도나 건조 시간 일반적인 종이 평가의 이유와는 별개로 무염소 표백 펄프를 사용하여 인체에 무해한 종이라는 점과 인공적인 코팅 후가공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종이 선택의 이유가 만큼, ‘그리운 너에게 한국 사회에 만연한인공적인 느낌 걷어내고자 했다. 때문에 표지에 배치된 단원고 학생 100 명의 이름은 형압 후가공을 통해 보는 것이 아닌 손의 촉감으로 어루만지는 경험을 유도했다. 

‘2017 바다미술제 메인 그래픽 작업이 RGB 환경에서 만들어졌다. ‘바다+미술+유희라는 미술제의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3D 구현된 물방울 그래픽을 만들었고, 온라인 환경에서의 홍보를 중점으로 프로젝트였다. 그럼에도 포스터, 도록 등의 인쇄는 CMYK 잉크 기반의 인쇄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사용한 종이가크로마룩스라는 종이였다. 크로마룩스는 CCP(Cast Coated Paper) 용지로, 겉면이 고광택 코팅처리가 되어 높은 채도의 컬러를 구현할 있었다.     



Q4. 당신이 접해 인쇄물 종이 측면에서 인상적으로 느낀 사례가 있다면 말해 달라.  

<POST SEOUL apartment #1> 여러 면에서 인상 깊었는데, 킨포크 류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매우 한국적인 맥락인연립 형태의 빌라와 아파트 소재로 삼았다는 , 반면 그것을 담아내는 디자인과 종이는 매우 이국적이었다는 , 그리고 (당연히 수입지인 알았던) 종이가 국내에서 제작된 종이라는 등이다. <POST SEOUL apartment #1> 사용된 종이는 한솔제지의 브리에라는 종이였는데, 종이의 질감, 인쇄의 등이 한국에서 제작된 인쇄물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던 마치 유럽의 인쇄물과 같은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Q5. 당신이 자신의 (도록, 에세이 기타) 자비출판하다고 가정하자. 어떤 용지를 사용 어떻게 표현하겠는가? 이유는? 

비용의 제약이 없다면 문켄폴라러프를 사용할 같다. 문켄폴라러프는 컬러 인쇄 다른 도록 용지에 비해 발색도가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만, 그런 단점을 보완할 만한 충분한 매력이 있는 종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두께에서 다른 종이에 비해 볼륨감이 매우 높고 평량은 낮아서 두툼하고 가벼운 인쇄물을 만들 있는데, 무거운 책을 싫어하는 나에게 문켄의 이러한 특징 최고의 장점이다. 볼륨감이 높고 평량이 낮은 종이들 특유의 지분이 묻어나는 일도 적고, 문켄폴라러프는 다른 문켄 계열의 종이에 비해 높은 백색도와 종이 표면의 러프한 질감으로 별색 혹은 인쇄 종이 자체의 질감을 극대화해서 사용할 있다. FSC, ECF, EMAS 환경과 기술 인증이 많은 종이인 만큼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진 않지만, 인쇄 결과물을 즐겁게 기다릴 있는 되는 믿음이 가는 종이다.   



Q6. 우리나라 제지사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 제지사의 백상지나 아트지는 해외 수입지와 비교해도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몽블랑이나 랑데뷰, 아르떼와 같은 종이 역시 반누보 고가의 수입지를 대체할 훌륭한 대안이 되어주고 있다. 최근에는 문켄 류의 중성적인 느낌의 종이들도 개발되어 종이 선택의 폭이 커졌다. 하지만 여전히 수입지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초대장이나 봉투, 패키지 등에 사용할 색지가 그렇다. 플라이크, 큐리어스 스킨 별색 인쇄로 만들어 내기 어려운 독특한 색감의 종이들은 아직 국산지에서 적당한 대안을 찾기 어렵다. 물론 수요가 크지 않은 시장 환경에서 특수지를 생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Q7. ‘종이는 아름답다라는 표현에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생각나는 대로 (결론 삼아) 달라. 

종이는 -물론 자체로 아름다운 종이도 많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아름다움의 결을 넓히기도 혹은 좁히기도 한다. 사용하는 맥락을 고려하여 종이를 선택했을 종이 자체의 심미적 인상을 넘어선 유의미함을 갖고, 그것이 실용적 아름다움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종이라고 해도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사용은 오히려 거부감을 있다. 워커스의 독자층은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인데, 때문에 80페이지 분량의 잡지를 돌돌말아 뒷주머니에 꽂을 있는 종이의 선택이 관건이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의 작업은 매번 제작비와의 싸움을 동반하지만, 일반적인 모조지 보다 단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재생률이 높은 환경친화적인 종이를 사용해야했다. 이런 종이들은 종이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적절한 맥락에서 사용됨으로서 유의미한 쓰임을 재발견하게 된다. 



* GRAPHIC #43 인터뷰  



1 2 3 4 5 6 7 8 9 10 다음


tweet